Northern Vietnam and South-West China, # 6
하노이, 하롱베이, 사빠, 윈난성, 쓰촨성, 충칭 25 Jul. ~ 26 Aug. 2004

 

 

<> 박물관 돌아보기
[] 2004년 7월 30일 금요일, 맑음,  하노이 박물관 투어


7:30 am, 조금 늦게 일어났다. 오늘은 힘닿은데 까지 하노이에 있는 박물관들을 둘러볼 예정이다. 아침 8시에 박물관들이 문을 연다. 대충 둘러보면 내일 기차 시간까지 하노이 시내에서 머물면 지루하니까 일일 투어에 참가하여 근교를 다녀올 생각이다. 앗! 안다오 호텔의 아침엔 쌀국수가 있다.

 


8:30 am, 숙소를 나서니 오토바이 택시인 쎄옴 운전사들이 들러붙는다. 호치민 영묘까지 1만 동에 흥정을 한다. 한 20분을 요리조리 골목길로 달린다. 아침부터 영묘 앞 광장에는 많은 여행객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다. 9시가 되자 영묘를 지키는 근위병들의 교대식이 이루어진다. 시간 잘 맞춰서 왔다. 카메라 렌즈를 교환하느라 무릎을 좀 꿇었더니 경비병이 호각을 불며 일어서라고 한다.


호치민은 원하지 않았지만 그는 박제되어 그의 이름을 딴 영묘에 모셔졌다. 10월과 11월엔 수리(?)를 하러 러시아에 간다고 한다. 그 기간도 아닌데 이상하게 영묘를 열지 않았다(지금 글을 정리하다가 보니 금요일 휴관이네요. 읔... 그 이유를 이제야 알다니...). 모르겠다. 사람들이 가는대로 따라간다. 뭐 하는 곳인가 물어보러 가니 일단 입장료를 5천동 내란다.


호치민 - 혁명과 애국의 길에서(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http://welovetravel.net/life/book/bk-3/bk030320-ho.htm


 

들어가서 보니 노란색의 콜로니얼 건물이 있다. 1906년 인도차이나 총독의 관저로 지은 건물인데 현재는 대통령 궁으로 이용하고 있으면 리셉션 때만 사용한다고 한다. 또 사람들이 가는대로 따라 가니 이번엔 사진에서 많이 봤던, 호치민이 살았던 집이다. 중간에 표 검사하는 사람들이 없다. 괜히 표 샀군! 


9:40 am, 동쪽 문으로 빠져 영묘 뒤쪽으로 나가니 One Pillar Pagoda가 보인다. 절에 올라가 향을 태우며 기원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절 주변에서 가족들과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많다. 야외 촬영을 나왔는지 멋지게 차려입은 신랑신부가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도 보인다.


가이드북이나 사람들에게 물어 볼 필요도 없이 군중의 흐름을 따라 움직이다가 보면 다음 볼거리로 가게 된다. 이번엔 호치민 박물관이다. 외국인들은 전용 입구가 있다. 입장료가 5천동이다. 베트남 사람들은 요금을 내지 않는 것 같다. 사진과 기록물이 주를 이루지만 전시한 방법이 현대적이고 감각도 있게 꾸며 지루한 감은 잘 들지 않도록 만들었다.


11:20 am, 박물관을 나와 현대 미술관으로 향한다. 남으로 두 블록, 동으로 두 블록 떨어진 곳이라 중간에 관광객들이 없으니 아주 찾아가기가 쉬운데도 미술관 건물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리고 무지 많은 오토바이 때문에 길 건너기가 쉽지가 않다. 어떤 교통 법규가 있는 지 모르겠지만 경찰들이 오토바이를 세우는 모습도 많이 보인다.

 


11:45 am, 현재 미술관에 도착이다. 입장료가 15,000동이나 한다. 주로 회화가 중심이다. 하지만 현대 미술품뿐만 아니라 옛날 조각품이나 회화들을 갖추고 있어 제법 보는 재미가 솔솔한 곳이다. 더군다나 에어컨 바람이 빵빵하여 쾌적하게 감상을 할 수 있고, 무엇보다 관람객의 수도 아주 적다. 사회주의적 냄새가 물씬 나는 선동적인 그림들이 많다. 그리고 더불어 인간의 감성을 나타낸 그림들도 꽤 된다. 화가들이 그 사이의 어느 지점에서 무척이나 고민했겠지?


13:00 pm, 문묘가 바로 길 건너 남쪽에 있다. 하지만 입구는 문묘의 가장 남쪽에 있어 완전히 한 블록을 걸어가야 한다. 문묘에 들어가지 전에 점심 식사를 하려고 여기저기를 기웃거려보지만, 미술관과 문묘 근처에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고급식당만 눈에 띄어 바로 문묘로 들어간다.


공자를 모시는 사당으로 1070년에 지어졌다고 한다. 1076년에 베트남 최초의 대학 기능이 추가되었다. 1484년에 대학을 학위 시험을 통과하는 사람들의 이름과 생년원일, 출생지, 업적 등을 적는 비석을 세우게 했는데 1442년부터 1778년까지 116번의 시험이 행해졌지만 현재는 82개의 비석만 남아 있다. 그 비석 앞에 할아버지 한 분이 골똘히 신문을 읽고 계신다. 흐흐흐... 이럴 때 망원렌즈가 필요하다 말이야! 


사람이 그렇게 많이 오는 곳은 아니지만 적당히 고요함도 즐기면서 마주치면 눈인사라도 나눌 수 있는 그런 분위기의 사람들이 적막할 정도는 아니게 스쳐지나 가는 곳이다. 문묘의 가장 북쪽엔 악기를 연주하는 장소도 있는데 점심 먹은 후 연주자들이 여기저기 의자에 누워 오수를 즐기고 있다.

 


 

14:00 pm, 버스 정류장 쪽으로 걸어가 보지만 요기 거리가 될 만한 것들은 보이지 않는다. 내처 민속학 박물관에 가기로 한다. 정류장에서 지도를 보면서 요모조모를 따져 봐도 박물관에 가는 적당한 버스가 보이지 않는다. 쎄옴 운전사가 한 명 다가온다. 민속학 박물관을 손으로 짚으며 가자니 1만동이란다. o.k. 거리로 볼 때 올드쿼터와 민속학박물관 딱 중간쯤에 문묘, 미술관, 호치민 박물관들이 놓여있다.


쎄옴을 타고 달리다가 보니 하노이 대우 호텔도 보인다. 어휴, 저런 곳에 머물면 밤에 뭐하고 놀지? 공짜로 재워준다고 해도 시내까지 들락날락하려면 꽤 불편할 것 같다. 민속학 박물관은 아직도 집이 드문드문 들어서 있는 신흥 주택가의 중앙에 있다.


14:30 pm, 아! 허기진다. 구경이고 뭐고 박물관 매점에 들려 일단 하드와 콜라 한 병을 마신다. 그리고 야외 박물관부터 둘러본 후 안으로 들어간다(입장료, 10,000동). 론리플래닛에 The museum is a little outside Hanoi, but it shouldn't be missed.라고 적혀 있어 왔는데 안 와도 될 뻔 했다. 차라리 시내로 돌아가서 대성당과 호아로(Hoa Lo) 감옥 박물관이나 볼걸... 그래도 박물관의 하이라이트를 꼽으라면 각 전시실에서 보여주는 소수민족의 민속에 관한 비디오 상영이다.

 


엘쥐전자가 3천만인가를 기증하여 비디오와 TV를 기증했다. 정말 싸게 광고한다. 2층에 올라갔다가 깜짝 놀란다. 한복들이 한 코너에 전시되어 있다. 베트남에서 한복이라... 좀 안 어울린다. 우리나라 대사관이나 문화원도 아니고 베트남 민속학 박물관에...


15:40 pm, 진이 빠진다. 박물관을 나와 북쪽으로 큰 길을 따라 걸어 버스 정류장으로 간다. 학교가 하나 있고 교문 앞에 오토바이들이 잔뜩 서 있다. 학교 안을 들여다보니 무슨 시험을 보는 것 같다. 큰 길에 와서 14번 버스(2,500동)를 타고 시내 쪽으로 들어간다. 가다보니 첫 날 공항에서 올 때 지나간 길이다. 국가적인 시험이 있는 날인가 보다. 학교란 학교 앞에는 사람들이 잔뜩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마침 시험이 끝나는 시간이라 교통체증이 엄청나다.


16:20 pm, 계속 앉아 있다보니 호안끼엠 호수가 보이고 거기가 버스의 종점이다. 클래식 호텔에 진헌씨를 찾아가 본다. 마침 방에 있다. 진헌씨 안내로 국수 가게에 가서 제대로 된 음식을 먹는다. 좀 살 것 같다. 진헌씨와 헤어져 신카페에 들려 기차표를 받은 후 수상 인형극을 보러 간다.


17:15 pm, 극장에 들어가니 뒤에 까지 사람이 가득하게 차 있다. 원래 좌석 수가 그렇게 많지가 않다. 인형이 작아서 너무 뒤에서는 제대로 보이지 않을 것 같다. 특석이라 앞에서 세 번째 줄이다. 팜프렛을 나눠주는데 한글 안내문도 있다. 인형극 자체도 재미있지만 악단의 연주를 직접 눈으로 보고 들을 수 있다는 것이 더 마음에 든다. 연주자들의 표정이 예술이다.

 

 


18:15 pm, 점심을 너무 굶었기 때문에 저녁은 론리플래닛에 소개된 하노이 전통 음식이 차까(Cha Ca)를 먹어 보기로 한다. 유명하다지만 차까가 뭔지는 나도 모른다. 먹어보고 좋으면 훌륭한 음식이고 내 입에 맞지 않으면 그저 그런 음식이 된다.


5대째 차까를 만드는 차까 라봉(La Vong)이라는 비싼 식당이 있고, 서민적인 곳으로 차까 66이라는 곳이 소개되어 있다. 한참을 걸어 차까 66을 찾아간다. 1층의 상점을 지나 2층의 식당으로 올라가게 되어 있는 곳인데 손님이 한 명도 없다. 분명히 문제가 있는 곳이다.다시 차까라봉을 찾아 또 걸어간다.


19:30 pm, 앉을 자리도 없이 모든 테이블에 사람이 앉아 있다. 에어컨이 있지만 사람 열기와 숯불 열기에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주문이고 뭐고 없다. 자리만 나면 그냥 숯불과 생선을 올린 후라이 팬과 나물 그리고 국수를 가져다 준다. 1인 분에 무려 7만동(5,600원)이나 하지만 내 입에는 별미도 아니고 무엇보다 친절하지가 않다. 정말 본전 생각난다. 오늘 그렇게 싸돌아 다닌 박물관 입장료가 겨우 4만동 밖에 하지 않는데...

 


20:10 pm, 허탈한 마음을 가지고 오다가 클래식 호텔의 모퉁이에 앉아 1,500동짜리 생맥주 한 잔을 마신다. 쥐포 아줌마가 다가와서 안주를 판다. 먹어 줘야지 칠리소스 잔뜩 발라서... 많은 서양 배낭족들이 작은 의자에 큰 엉덩이를 붙이고 삼삼오오 모여 앉아 여행 이야기를 나누며 맥주를 마시고 있다. 매콤한 안주를 먹으니 맥주가 잘 들어간다. 한 잔 더! 도수가 약하지만 두 잔 마시니 취기가 올라온다. 내가 오늘 저녁으로 차까를 먹었나? 쥐포를 먹었나?


내일 아침에 퍼퓸파고다(Perfume Pagoda)를 가려고 했으나 포기다. 오늘 가보지 못한 대성당과 호아루 감옥을 둘러보고 쇼핑이나 좀 해야겠다. 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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