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thern Vietnam and South-West China, # 12
하노이, 하롱베이, 사빠, 윈난성, 쓰촨성, 충칭 25 Jul. ~ 26 Aug. 2004

 

 

<> 버스만 12시간...

[] 2004년 8월 5일 목요일, 맑음, 지안스이=>쿤밍=>따리(大理)

 


6:30 am,  아침에 일어나 조양문을 거쳐 호수가로 나가본다. 조양문 앞에 새장을 들고 나와 새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꽤 많다. 그리고 막대 양쪽에 바구니를 단 전통적인 수단을 이용하여 갓 수확한 나물들을 잔뜩 얹어 시장으로 바삐 가는 아줌마들도 많이 보인다. 호수로 가는 골목길에 호떡을 파는 곳이 있어 갈 때 하나 올 때 하나 먹는다.


8:00 am, 숙소를 나선다. 보증금을 돌려주는데 돈에 새겨진 일련번호를 확인한다. 내가 맡긴 돈을 그대로 돌려준다. 정말 확실한 방법이다. 터미널로 가는 길에 시장을 통과한다. 어제 오후의 쓸쓸함과는 달리 활기가 넘친다. 다음부터 시장 구경은 아침에...


8:20 am, 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출발하는 쿤밍행 버스가 있다(40위엔). 쿤밍까지는 네 시간이 걸린다. 처음 두 시간은 국도를 달리는데 길이 꽤 험하다. 맛있게 사과를 먹고 있는데 옆에 있는 여자가 토한다. 아뿔싸! 발밑에 두었던 배낭에 오물이 튄다. 나머지 두 시간은 고속도로를 달린다.


12:40 pm, 쿤밍에 도착이다. 2시 40분에 출발하는 따리행 버스표를 구입한다(104위엔). 천천히 점심이나 먹으려고 했는데, 운전사가 한 명 다가와 1시 30분 바오산 행 버스를 타라고 한다. 따리를 지나간단다. 도로 공사 때문에 정확하게 쿤밍에서 따리까지 걸리는 시간이 가늠이 되지 않아 일단 한 시간이라도 빨리 출발하는 버스를 타기로 한다. 버스표를 바꾸고 나니 밥 먹을 시간이 제대로 없어 빵집에서 간단히 빵을 사고 콜라도 하나 산다. 플라스틱 병에 들어 있는 코카콜라는 어디서나 3위엔이다. 버스는 꽉 찼다. 대부분이 휴가를 가는 폼이다. 외국인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하기야 그들이 보기에 나도 외국인으로 보이지 않으리라!


13:30 pm, 정시에 버스가 출발한다. 쿤밍 시가지에 교통체증이 심해서 시내를 빠져 나가는 데만 1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나서는 먼지가 풀풀 나는 공사 중인 비포장도로를 달린다. 아! 골 흔들려... 정신이 혼미해진다. 네 시간을 달린 후 휴게소에서 30분 쉰다. 간단하게 아이스크림만 하나 먹는다. 그리고 나서 다시 네 시간을 달려 뉴 따리라 할 수 있는 시아콴(下

關)에 도착한다.

 


21:30 pm, 씨아콴에 도착하니 사방이 캄캄하고 인적도 거의 없다. 마침 옆자리에 후난성에서 온 젊은 언니가 두 명 앉았는데 영어를 한다. 교사인데 휴가 왔단다. 언니들을 따라 따리 고성 가는 버스 타는 곳까지 걸어서 간다. 정류장 팻말을 보니 9시 경에 버스가 끊어지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할 수 없이 함께 택시를 탄다. 미터를 꺾지 않고 30위엔에 흥정을 한다. 언니들 말이 돌아올 때 빈차로 와야 하기 때문에 왕복 요금을 주고 가는 거란다.


22:10 pm, 도미토리는 화장실 이용이 불편하여 여기저기 욕실 딸린 방을 찾아본다. 하지만 빈방이 하나도 없다. 양쪽에 카페가 즐비한 후구오루를 가득 메운 여행객들을 보니 있을 것 같지가 않다.


23:00 pm, 결국 한국인이 운영하는 NO. 3 게스트하우스의 도미토리에 투숙한다. 숙박비가 15위엔 밖에 하지 않는다. 김치찌개(20위엔)와 따리 맥주(6위엔)로 하루의 피로를 푼다. 화장실과 샤워실이 아주 깨끗하고, 더운 물도 콸콸 나온다.


24:30 am, 아! 피곤하다. 오래간만에 다른 여행객들과 함께 잔다. 코 골면 어떡하지?


 

 

<> 말 타고 창산 가자

[] 2004년 8월 6일 금요일, 비온 후 맑음, 따리


8:00 am,  느즈막하게 일어난다. 원래 오전에 말 타고 창산 올라가려고 했는데, 비가 겁나게 내리고 있다. 비가 와서 어두운 탓도 있지만 해가 무지하게 늦게 뜬다. 하기야 베이징 시각에 맞춰서 생활하고 있으니... 그래서인지 숙소도 쥐 죽은 듯이 조용하다.  넘버쓰리 게스트 하우스에서는 두 가지 투어를 권장하고 있다. 하나는 따리의 서쪽에 자리 잡은 장산에 말 타고 올라가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남조풍정도라는 섬에 1박 2일로 다녀오는 코스다. 두 가지다 참석하려고 하는데 벌써 하나가 어긋난다. 그리고 가이드북엔 따리 동쪽에 자리 잡고 있는 얼하이 호수에 관한 이야기가 많은데 게스트하우스엔 어떤 광고도 붙어 있지 않다.

 


10:00 am, 인터넷 좀 들락거리고 여유를 부리다보니 벌써 10시다. 아침으로 라면을 먹는다(20위엔). 비가 어느 정도 그쳐 시가지 구경을 나선다. 따리 지역엔 바이 족들이 주로 산다. 그래서인지 전통복장을 입은 바이 족 가이드가 중국인 여행객을 뒤로 이끌고 깃발을 들고 다니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중국의 배낭족 3대 메카로 양수오, 따리, 리지앙을 꼽는다. 양수오에 비해서 따리는 규모도 크고 상당히 관광지화가 많이 이루어진 것 같다. 조금 실망스럽다. 더 변하기 전에 왔어야 하는데... 리지앙은 어떤 모습일까?


아무튼 엄청나게 많은 중국인 관광객들 사이를 이리저리 헤집고 걸어 다니다가 따리 고성의 남문에 이른다. 남문 앞쪽에 바이 족 전통복장을 입은 아가씨들이 여행객들과 사진을 함께 찍어 주고 모델료를 받는다. 남문 문루에 2원을 내고 올라간다. 고성 안이 한 눈에 보여 사진빨이 좋다. 다시 남쪽과 서쪽의 성곽 위를 따라 쭉 걸어본다. 문루에서 보이던 경관이 성곽 위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2원의 차이가 굉장하다. 앗! 성을 한 바퀴 돌려고 했는데 서쪽에 있는 성곽이 중간 지점에서 더 이상 걷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내려오는 길도 없어 한참을 돌아 나온다.

 


12:00 pm, 서둘러 재래시장으로 간다. 재래시장 들어가는 골목길이 벌써 한산하다. 2시간 전에 남문으로 갈 땐 붐볐는데... 하지만 골목길을 통과하자 나오는 시장터는 아직도 야채를 파는 노점상들로 붐비고 있다. 현지인들이 전통적인 방법으로 살아가는 곳이라고나 할까? 시장터만 벗어나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길을 따라 동쪽으로 조금 내려가 본다. 가면 갈수록 여행객의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현지인들의 일상생활이 눈에 많이 들어온다.


12:30 pm, 일본 음식을 주로 하는 스타카페(Star Cafe)에서 점심으로 가츠동을 먹는다. 따로 시킨 미소시루가 아주 맛이 좋다. 비가 서서히 개여 밖으로 내어 놓은 식탁에 앉았는데 호객꾼들의 공세가 만만치 않다. 표에는 60위엔으로 찍힌 창산 올라가는 리프트를 호객꾼 한 명이 40위엔에 사라고 한다. 아침에 잠깐 들려본 여행사에서도 40위엔에 팔고 있었다. 서쪽에 산을 바라보니 구름이 완전히 걷혔다. 올라가면 전망이 아주 좋을 것 같다.  깎고 깎아 33위엔에 구입한다. 도대체 저 친구는 얼마 남을까?

 


14:00 pm, 리프트를 타고 산으로 올라간다. 아래 내려다보니 말 타고 올라가는 사람들도 보인다. 여행객은 말을 타고, 마부는 말을 몰려서 걸어올라 가고 있다. 높아질수록 점점 넓은 지역이 보인다. 따리 고성의 윤곽도 확실히 들어나고 얼하이 호수도 다보이고, 얼하이 호수와 고성 사이에 자리 잡은 넓은 논과 그 사이에 난 길들도 뚜렷하게 들어온다.


리프트 내리는 지점 바로 전에 아래쪽에서 리프트 타고 올라오는 사람을 찍는 사진사가 있다. 나도 사진사를 한 방 찍는다. 바이 족 가이드들을 따라 올라온 단체 관광객들이 대부분이다. 리프트에서 내리자 절이 있고, 절에서 바라보는 경관이 아주 멋지다. 역시 바이 족들이 음악을 틀어놓고 여행객들이 도착하면 춤을 추고, 기념 촬영을 하고 돈을 받는다. 나를 찍은 사진은 벌써 컴에 들어가 모니터에 비춰지고 있다. 원하는 사람만 돈을 내고 출력을 하면 된다.


위쪽에 게스트하우스와 찻집이 있다는 표시가 있어 올라가보나 숲에 가려 아래쪽보다 전망이 좋지 않다. 절 옆에 다관이 있고, 다관 옥상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아주 멋지다. 옥상에 올라가니 한 녀석이 다가와 자꾸만 사진을 찍으라고 보챈다. 사진을 찍으면 분명히 돈을 내라고 할 것이다. 넘어갈 수 없다.


 

17:30 pm, 숙소에 돌아와 빨래를 한다. 볕이 너무 좋다. 금방 마를 것 같다. 조금 있지만 같은 방에 묵고 있는 사람들이 들어온다. 원래 아침에 함께 말을 타고 올라가기로 했었는데... 이들은 오후에 말을 타고 올라갔다가 지금 내려오는 길이란다. 나름대로 재미가 있었다고 한다. 아침에 해가 늦게 뜨는 것만큼 저녁에 해가 지는 것이 느리다.


아직도 해가 중천에 있어 밖으로 나가 시내 여기저기를 둘러본다. 여행객들이 주로 다니는 길과 현지인들이 주로 다니는 길이 뚜렷하게 구분된다. 그리고 불과 한 블록 차이인데도 눈에 보일 정도로 분위기가 다르다. 키보다 큰 나무를 파는 곳이 있고, 그 나무를 사가는 사람들도 많다. 도대체 뭐하는데 쓰이는 것이지? 말이 통해야 물어보지?(나중에 알고 보니 음력 6월 24일에 열리는 횃불 축제에 사용하는 나무였다. 2004년은 8월 9일이었다).


19:00 pm, 론리플래닛에서 추천한 티벳 식당에서 저녁을 먹는다. 좀 비싸지만 28위엔짜리 얼하이 호수에서 잡은 생선을 먹는다. 맥주도 한 잔 곁들이고...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는 대학생들이 식당에 와서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를 물어본다. 숙소에 돌아와 인터넷에 사진들 업로드하고 있자니, 한글로 된 설문지를 들고 한 중국인이 들어온다. 열심히 대답해 준다.


24:00 am, 취침.


02:00 am, 밖에서 다투는 소리에 일어난다. 사장님과 지인들이 술자리를 하다가 시비가 일었나 보다. 들리는 소리로는 완전히 용쟁호투다. 내일 투어에 갈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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