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thern Vietnam and South-West China, # 15
하노이, 하롱베이, 사빠, 윈난성, 쓰촨성, 충칭 25 Jul. ~ 26 Aug. 2004

 

 

 <> 고민, 또 고민 그러다가 자전거 하이킹

[] 2004년 8월 9일 월요일, 비온 후 맑음, 바이샤 자전거 여행(리지앙)


7:00 am,  기상, 며칠 동안 리지앙에 머물러야 할 지, 또 어디를 가야할지 고민이다. 주변 지역의 핵심 볼거리는 위롱슈에산(玉龍雪山)과 나시 족이 사는 바이샤(白沙)이다. 다음 번 여행지로 루구 호, 호도협, 종띠엔(샹그릴라)가 가시권에 들어온다.


8:00 am, 일단 리지앙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망루인 왕고루에 올라가 보기로 한다. 읔! 입장료가 15원이나 한다. 왕고루 바로 입구에 카페가 있는데 2층에 올라가면 리지앙이 한 눈에 보인다(커피 10위엔). 그리고 벌써 몇 명의 중국인들이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아침으로 간단한 국수를 먹고 있다. 나도 여기로 낙점. 구름이 잔뜩 끼어 주변의 산들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검은 기와 일색이 리지앙 시가지도 조금 어두워 보인다.


9:00 am, 안 주인이 한국분이라는 사꾸라 카페에 들린다. 목도 좋을 뿐 아니라 가게도 엄청나게 크다. 장사가 아주 잘 되나 보다. 김치찌개(15위엔)를 먹어 보지만 맛을 별로다. 그냥 서양식 아침을 먹을 걸 그랬나? 베트남에서 중국으로 넘어 올 때 헤꼬우에서 만났던 서양인 커플이 사꾸라 카페에서 아침을 먹고 있다.


10:00 am,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뭔가 투어가 있을까 싶어 유스호스텔에 들려보지만 별 다른 프로그램이 없다. 중국인 여행객들이 참가하는 투어(220위엔)가 있는데, 광고 팜프릿도 중국어이고, 여행사 직원도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한다. 옥룡설산은 그냥 포기한다. 오늘은 나시 족이 사는 바이샤나 다녀와야겠다. 그리고 내일 아침에 호도협에 가기로 결정한다.

 


터미널에 따주(大具)행 버스표를 끊으러 걸어간다. 으! 걸어갈 거리는 아닌 것 같다. 그런데 터미널에 가니 따주 행 표는 마오쩌둥 동상 건너편에 있는 간이 터미널에서 판단다. 아! 맛 간다. 다시 버스타고 시의 북쪽에 있는 마오쩌둥 동상까지 간다. 시내버스 타면 이렇게 편한 것을, 그리고 요금도 0.5위엔이다. 23위엔주고 내일 아침 8시발 따주행 표를 산다. 아저씨가 손가락 두 개를 펴면서 자꾸 뭐라고 그러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내일 아침에 알게 된다).


호도협은 동서로 놓여 있는 계곡으로 동에서 서로 놓여 있는데 트레킹 코스의  서쪽 끝은 치오토우 이고 동쪽 끝은 따주이다. 치오토우의 경우 종띠엔과 리지앙을 잇는 국도 상에 있어 돌아올 때 차 타기가 쉬울 것 같아 따주에서 치오토우 쪽으로 걷을 예정이다. 짐을 가져가서 바로 종띠엔으로 가면 좋겠지만, 무거운 짐 들고 낑낑댈 필요가 없을 것 같아 다시 리지앙에 왔다가 종띠엔으로 갈 예정이다.


옥룡설산 가는 7번 버스가 마오쩌둥 동상 옆에서 옥룡설산을 향해 출발하는데 중간에 있는 바이샤 입구에 내려주나 보다. 그런데 버스 요금을 5위엔이나 요구한다. 마침 날씨가 다시 개이기 시작하여 역시 마오저뚱 동상 북쪽에 있는 알리바바 자전거 가게에서 15위엔에 하루 종일 자전거를 빌린다.

 


11:50 am, 바이샤를 향해 출발한다. 8km 떨어져 있다니까 시간적 여유는 충분하다. 알리바바에서는 손으로 직접 그린 지도와 물 한 통을 서비스로 준다. 알려 준대로 로터리를 지나서 북쪽으로 난 큰 길을 쭉 달린다. 왜 안 나오지? 꺾을 데에서 꺾지를 못했나? 다시 거꾸로 로터리까지 내려 와 서쪽으로 난 길로 가본다(계속 북쪽으로 가야했다. 입구 표지판이 나올 때까지). 로터리에는 한참 민속촌을 건설 중에 있다. 서쪽으로 난 길을 10분쯤 가니 로터리가 하나 있고, 그곳을 지나니 산 밑에 또 민속촌이 자리 하나 잡고 있다. 여기도 아닌 것 같은데...


13:00 pm, 마을에서 조금 북쪽으로 갔으나 역시 길이 없다. 다시 동쪽으로... 멋진 가로수 길을 발견한다. 유채꽃도 옆에 활짝 피어 있고... 아마 이 길을 보기 위해 길을 헤맸나 보다. 하지만 고생이 여기서 끝이 아니다. 북쪽으로 가면 마을이 나타날 것 같아 가보지만 들에 난 길들이 울퉁불퉁 꼬불꼬불... 자전거 타기가 쉽지 않다.


14:00 pm, 드디어 바이샤에 도착이다. 마을 남쪽 귀퉁이에 있는 가게에서 콜라를 한 잔 마시며 동네 사람들이 도미노놀이 하는 것을 구경한다. 널널한 느낌을 주는 한가한 마을이다. 그리고 사람들의 표정도 무척 밝다. 골목길을 따라 북쪽으로 자전거를 타고 간다. 앗! 남쪽 끝에서 느꼈던 것과는 달리 마을이 무척이나 크다. 그리고 북쪽의 마을 중심지로 갈수록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가게도 보인다. 그래도 리지앙과는 구별되는 한적함이 좋다. 하드도 사먹고 감자도 사먹고...(나중에 와서 어니홍의 홈페이지를 보니 어니홍이 그렇게 침발라가며 칭찬하던 아가씨 집이 이 동네네... 진작 알았으면 한 번 집에 방문해 보는 거였는데...)

 


유명한 프레스코화가 있다고 해서 들어가 봤으나 잘 모르겠다.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이걸 보러 오는 것 같다. 리지앙에서 바이샤까지 빵차가 운행하고 있다. 나가는 차가 있으니까 리지앙의 어떤 곳에서 분명히 탈 수 있을텐데...도대체 어디서 타지? 다시 자전거를 타고 나오다보니 오다가 돌아온 지점이 보인다. 한참 못미쳐서 돌아갔다.


15:30 pm, 일치감치 자전거를 반납한다. 아침에 흐린 구름 아래 어정쩡하게 서 있던 마오쩌둥이 빛난다. 영도력이 보이는구만! 아마 이런 효과를 노리고 그곳에 세워뒀겠지? 서점에서 16위엔 주고 내셔널지오그래픽 비슷하게 생긴 ‘중국국가지리’라는 잡지책을 하나 구입하다. 샹그릴라를 주로 다루었는데 사진이나 지도가 엄청나다. 우리나라에서는 왜 이런 잡지책을 만들지 못하나? 수요의 차이인가?(나중에 알고 보니 왜곡된 고구려사도 이 잡지를 통해 소개되었다고 한다). http://www.cng.com.cn/


17:00 pm, 숙소로 돌아와 조금 휴식을 취한다. 옥룡설산 봉우리 일부분이 숙소에서 보인다. 겨울에 날씨 좋을 때는 매일 볼 수 있겠지. 아무리 생각해도 참 좋은 숙소다. 1만원으로 리지앙에서 지내기가 갑자기 떠오른다. 1만원이면 중국돈 70위엔쯤 된다. 숙박비 25위엔, 하루에 한 끼 사꾸라 가서 먹으면 20위엔 전후... 저녁에 맥주 한 잔 마시고, 두 끼는 현지인들이 먹는 곳에 가서 간단하게 쓰고... 숙소에서 매일 바뀌는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중국어 연습하고...

 


18:00 pm, 황산 공원에 올라 서쪽 편에서 동쪽으로 리지앙을 바라본다.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 그리고 언제이냐에 따라 같은 도시인데도 느낌이 다르다. 바로 5분만 내려가면 인산인해이지만, 여긴 의외로 한산하다.


19:00 pm, 사꾸라에 가서 불고기 피자(25위엔)에 맥주를 곁들인다(10위엔). 엄청나게 인기 있는 곳이다. 메뉴도 다양하고, 장소도 널찍하다. 한국 사람들을 대상으로만 하는 한국인이 경영하는 곳보다 이런 곳들이 나는 좋다. 어떻게 보면 경쟁력이 있어 현지에서 살아남은 것이니까! 이런 곳의 경영자는 애국자라고 생각한다. 돈도 벌고, 우리의 음식문화도 전파하고...


광장에 들려보니 소방차가 한 대 서 있다. 햇불 축제와 관계있는 것일까?  소방차 운전사에게 물어보니 알아듣지 못하는 중국어만 돌아온다. 지금이라도 버스타면 따리가서 횃불축제  즐길 수 있는데... 일단 맥주 기운에 한 숨 잔다.


22:30 pm, 술 깼다. 다시 시내 야경 보러 황산공원에 간다. 사람들이 없어 조금 삭막하고 저녁나절에 밝을 때보다 그렇게 인상적이지는 않다. 야경이 그다지 화려하지 않다. 망고루쪽 야경이 멋진데 내가 묵는 숙소에서는 반대쪽만 보인다. 그러고 보니 내가 묵는 숙소의 전등도 아주 밝다. 세월이 좀 지나면 모든 숙소들이 저렇게 밝게 건물 윤곽선을 따라 전등을 달 것 같다. 못 견디겠다. 감기약 하나 사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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