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thern Vietnam and South-West China, # 19
하노이, 하롱베이, 사빠, 윈난성, 쓰촨성, 충칭 25 Jul. ~ 26 Aug. 2004

 

 

<> 빙하를 오르다
[] 2004년 8월 13일 금요일, 맑음, 더친(매리설산)

 

6:50 am, 일어나자마자 베란다에 나가본다. 날씨가 너무 좋다. 조금 더 일찍 일어나 출발했어야 하는건데...


7:30 am, 숙소를 나선다. 말(사실상 당나귀)을 타고 올라가기로 한다. 올라가는 데 70위엔이고 내려오는데 15위엔이다. 올라가는 동안 메이리시산(梅里雪山)의 최고봉인 가와가르포가 구름 속에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한다.

 


올라가는데 어제 저녁 말 타고 올라갔던 친구 두 명이 걸어서 내려오는 것이 보인다. 어눌한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다. 그리고 어제 함께 버스를 탔던 빡빡이가 걸어서 올라가는 모습이 보인다. 계속 말을 타고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두 번 쉰다. 그리고 난간으로 만들어진 길은 사람은 난간을 따라 걷고 말은 따로 오솔길로 걸어와 만난 후 다시 말을 탄다.


9:00 am, 작는 사원과 숙소가 있는 따이찌마오에 도착한다. 불경을 써 놓은 깃발들이 여기저기 형형색색으로 걸려 있고, 마부들이 쭉 앉아 햇볕을 쬐고 있다. 이 동네 친구들은 남녀노소 모두 마부를 하나보다. 여행객들은 말을 타지만 이들은 말을 끌고 말보다 앞서서 걷는다. 무지하게 잘 걷는다. 고도가 3,500미터 넘는 곳인데... 이들에게 마라톤 훈련을 시키는 것은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9:30 am, 전망대에 도착이다. 다이찌마오 뒤쪽으로 오솔길이 좀 있고, 곧 나무로 만든 길이 전망대까지 끝까지 이어진다. 그리고 전망대엔 지붕이 있는 쉼터도 있다. 고도가 그렇게 높지는 않은 듯 숨이 차거나 머리가 아프지는 않다. 중국인 단체 여행객 중엔 용기에 들은 산소를 꺼내 마시는 사람들도 있다.


날씨가 이렇게 좋다면, 정말 어젯밤처럼 별이 초롱초롱 보이는 날이라면 여기에 와서 자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아마 그 중국인 두 명은 그렇게 했을 것 같다. 비나 이슬을 피할 수 있는 곳이 있으니까 슬리핑백과 먹거리만 가져오면 될 것 같다. 아니면 다이찌마오 숙소에 투숙한 후 이불을 들고와서 별 구경하다 내려가도 될 것 같고... 핵심은 날씨다. 어제 그렇게 날씨가 좋았으므로 나는 결국 절호의 기회를 놓친 셈이다.

 


잘 생긴 남자 가이드가 여자 단체 여행객들을 인솔하고 있다. 돌아가면서 모두 사진 한 장씩 찍어줘야 한다. 간혹 빙하가 깨지는 소리도 들린다. 최고봉은 구름 속에 들어갔다 나왔다를 계속 반복한다. 하지만 날이 더워질수록 구름 속에 가려 있는 시간이 오래 지속된다.


10:10 am, 하산을 시작한다. 말타고 온 중국인들에게 내려가면 함께 빵차를 타고 내려가자고 이야기 해둔다. 6명 정도까지 탈 수 있으니까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내려가는 길은 말을 타도 걸어가는 사람과 속도가 비슷하다.


11:30 am, 밍용에 도착이다. 짐을 찾아 함께 빵차를 탈 사람들을 물색한다. 중국인 배낭족인 빡빡이가(영어는 잘 통하지 않는다) 알아서 운전사와 흥정을 한다. 페일라이시까지 90위엔에 가기로 흥정한다. 정가는 더친까지 140위엔, 페일라이시까지 100위엔이다.


12:10 pm, 빵차를 타고 밍용을 출발한다. 올라가는 길은 내려가는 길만큼 낭만적이지는 않다. 똑같은 길인데...


13:10 pm, 페일라이시에 도착한다. 카페가 하나 있는데 들어가 보니 가격이 장난이 아니다. 그냥 나와 사진을 몇 장 찍는다. 구름에 가려 산이 그렇게 멋지지는 않다. 그리고 지나가는 차들이 없어 더친으로 돌아가기가 만만치 않다. 중국인들처럼 여기까지 빵차로 먼저 온 다음 지나가는 밍용행 차를 타고 미용가서 바로 말타고 올라갔다가 아침에 내려와 8시차 타고 나오면 여러모로 경제적일 것 같다. 아니면 더친에서 당일로 빵차를 대절해서 다녀오거나(200위엔 정도면 흥정이 가능하다).

 


14:00 pm, 빵차 한 대가 온다. 더친까지 1인당 10위엔이다. 별 수 없지...

14:30 pm, 더친에 도착한다. 먼저 터미널에 들려 내일 8시 30분발 종띠엔 행 버스표를 구입한다. 만약 오후에 도착해서 씨앙청행 버스가 있으면 모레 씨앙청으로 갈 것이고, 자리가 남지 않았으면 종띠엔에서 출발하는 오후 버스(4, 6, 7시, 7시 20분에 침대 버스가 있다)를 타고 쿤밍으로 바로 갈 예정이다. 어떻게 될까? 몸 상태로는 쿤밍으로 가야할 것 같은데, 마음은 씨앙청이다.


터미널 건너편에 있는 더친 티벳 호텔에 80위엔에 투숙한다. 뜨거운 물도 콸콸 나오고 아주 안락하다. 올림픽 개막식 좀 봐야지! 5위엔 주고 세탁기를 빌려 세탁을 한다. 햇볕이 좋아 금방 마를 것 같다. 이것저것 군것질을 한 후 휴식을 취한다.


한국인 여행객들이 몇 명 있다. 밍용간다 길래 정보 좀 주려고 했더니만 네덜란드 사람들이랑 영어로 정보를 주고받는다. 내가 네덜란드 사람들에게 정보를 줬는데... 별 이상한 놈 다 있군! 아무튼 내일 함께 빵차를 대절해서 밍용을 당일로 다녀올 것 같다. 나쁜 방법이 아닌 것 같다. 다른 한국인 한 팀은 따리에서 넘버3에 있었던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은 밍용이 아니라 무슨 폭포에 간다고 한다. 워낙 빨리 변하는 동네라 론리플래닛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다.


19:00 pm, 현지인들이 주로 가는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한다. 금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가족 단위로 외식 나온 사람들이 식당에 꽤 있다. 마파두부는 약간 향내가 난다. 고추에 돼지고기를 뽁은 것이 가장 만만하다. 왕중왕이란 놈을 슈퍼에서 사서 먹어본다. 거 맛있네. 우리나라에서 어린이들이 즐겨 먹는 작은 소시지 같은 것이다. 콜라와 왕중왕만 있으면 버스에서 간단하게 요기는 될 것 같다. 올림픽 개막식보다 쓰러져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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